徐志赫 서지혁

피아노

04 Feb 2012

10년 정도를 함께한 피아노를 처음으로 구석구석 닦았다. 피아노 뒤에서는 잃어버렸던 악보와 지갑, 그리고 시계가 나왔다.

댐핑 페달이 몇 년 전부터 안 먹힌다 했더니, 댐퍼와 해머가 맞닿는 부분이 다 닳아 구멍이 나 있었다. 그래서 댐퍼를 조금 내려 페달을 고침.

건반도 하나 하나 닦아줬는데, 신기하게도 건반이 내려가 안 올라오는 현상이 사라졌다. 항상 건반 사이에 뭔가 끼어 있어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먼지만으로도 그렇게 되는 건가?

건반을 닦으며 발견! 흰색 건반 옆구리에 ‘바부’라고 쓰여 있다. 피아노에 낙서나 하는 그때도 바부고 지금도 바부다. 바부라서 나다 ㅋㅋ

사실 요즘 피아노에 자꾸 손이 간다. 한 일주일 전부터 인가? 지금은 아니메피스인 사이유키에 오랜만에 방문해 우니의 ‘Komm, süßer Tod’ 악보를 받아 연주해 봤는데, 신기하게도 악보를 보자마자 연주가 그럭저럭 된다.

장기간 손을 뗀 적은 없지만, 칠 때마다 쉽고 익숙한 곡만 반복해서 쳤다. 그럼에도 처음 보는 악보를 바로 연주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한 것이다. 무슨 바람이 분 것일까?